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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만화추천 및 리뷰

만화 [선악의 쓰레기] -사이다 같지만 청량감이 없는 만화 리뷰

이번 만화리뷰의 만화는 와타나베 다이스케의 [선악의 쓰레기] 라는 만화다. 딱봐도 어두워보이는 제목과 19세미만 구독불가라는 경고문이 박혀있듯이 만화는 잔인하면서도 성적인 부분이 많이나온다. 



내가 이 만화를 읽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하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제목과 표지 때문이었는데 내용또한 딱 내가 예상한 방식대로 흘러가는 식이었다. 선악의 쓰레기의 내용을 조금 말해주자면 2명의 남자주인공이 자신의 낡은 책방으로 찾아오는 의뢰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의뢰의 내용 대부분은 '복수'와 관련되어있다.


1권에서는 이 만화의 주제를 알려주기 위함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하게 복수하는 내용만이 담겨있는데 스토리따위는 전혀없고 의뢰인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의뢰를하면 주인공들은 아 그래? 라면서 가차없이 목표를 향해 복수를 해준다.



주인공에게 망설임 따위는 없다.



뭐.. 이런 만화다




●답답함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요즘 스토리가 담긴 웹툰이나 웹소설 등을 보면 많은 댓글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중 하나가 답답하다 라는 말이다. 주인공이 조금만 어리버리한 짓을 한다하면 가차없이 답답하다며 작품의 주인공 탓을 하기 바쁘다. 만약 그런 사람이 현재 이 리뷰를 읽고있다면 선악의쓰레기만큼은 그런 답답함따위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의뢰를 하는데 혹시나 목표가 질질짜면서 용서를 빌고 반성을 하여도 주인공에게 망설임이란?  없다

막상 의뢰를 해놓고 목표가 죽어버리자 질질짜며 후회하는 의뢰인이란? 없다

즉 이 만화는 그냥 답답함이란 없다. 그렇게 알고있으면 된다. 


만약 당신이 답답함에 목이 메어있다면 이 만화를 보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이 혹시나 19세 미만에 해당된다면 조용히 뒤로가기를 누르기 바란다. 난 목이메어있는 성인에게 추천하는 바니까.


(애들? 그래서 어쩌라고)




●답답함은 없지만 사이다 또한 없는 만화


앞서 말했듯이 이 만화에는 답답함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에 사이다라고 말할 수도 없는 만화다. 따지고보면 사이다라는게 만화의 흐름상 어쩔 수 없거나 작가가 조금 더 아껴두기 위해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성격등에서 나오는 답답함이 마치 고구마를 먹고난 후와 같아서 목이 메일때 그것을 시원하게 해결해버리는 장면으로 인해 청량감과 함께 목메임에서 헤어나오는 통쾌함을 뜻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 


이 만화의 주인공은 항상 독자에게 시원스러운 해결방안만을 제시하고 있으니 마치 탄산없는 사이다를 먹고있는 듯한 기분을 자아내게 만든다. 아마 가장 큰 이유를 찾고자 한다면 첫번째는 작가가 일부러 이렇게 그렸다는 의도때문일 수도 있고 두 번째는 작가는 단순히 이 만화자체로 돈을 벌기 보다 본인이 현 사회에 가지는 불만을 막상 현실에서는 실행 할 수 없으니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함 인 것 같다고 볼 수도 있다.






●막힘이 없기 때문에 지루해지는 만화


첫 1권을 읽었을때는 주인공의 시원스러움과 그에게 반항적인 모습은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따르는 또 다른 주인공때문에 아무런 막힘이 없어서 시원스럽게 페이지를 넘길 수가 있었다. 하지만 만화에서 혹은 다른 창작물 등에서 기승전결이 왜 필요한지를 뚜렷하게 알려주는 만화임을 다음권수로 넘어갈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 


선악의쓰레기는 기승전결이 있다고 하여도 한 화마다 그 타임이 너무나 짧다. 어쩌면 *피카레스크식 구성으로 인해 그렇게 보이는 것 일수도 있으나. 이와같은 방식을 쓰고도 한 화마다 미세하게 연결대는 떡밥과 스토리를 넣어 조금 더 만화를 읽는 재미와 기대감을 주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악의 쓰레기는 그렇지 않다 너무 주인공들의 시원스러움만을 보여줬기 때문에 다음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기대감보다 어떤식으로 목표를 혼내주고 죽일지에 대한 궁금함밖에 남지않는다.(마치 도라에몽의 주머니 처럼) 어차피 주인공은 아무런 고비도 없이 목표를 혼내 줄 것이며 대상을 이 세상밖으로 내쫓을 거란걸 당연하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중에 유일하게 주인공들의 '복수'를 빠져나온 악역이 존재하긴 한다. 그러나 이 악역또한 만화속에서 흔히나오는 싸이코패스의 역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표현방식으로 인하여 딱히 감흥이 없다. 3권 부터 간간히 악역은 어떤세상을 살고있는지에 대한 모습이 나오는데 정말 잘 만든 악역이었다면 독자를 만화속에 어떻게든 감정이입을 시키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선악의쓰레기에서의 악역은 등장할때마다 얘는 이런 생각을 가진 싸이코입니다. 라는 설명을 자기 스스로 하는 그냥 설명충이나 다름없게 느껴져서 악역의 등장에 따라 느껴지는 어떠한 감정 같은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피카레스크식이란? <-클릭 (출처 네이버 학생백과)


나름 멋좀 부릴 줄 아는 우리의 악역





●총평


전체적인 메인스토리를 따로 잡지 않고 만화의 주제만 정해둔채 피카레스크식 구성으로만 흘러보내는 점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그로인해 크게 재미와 긴장감 혹은 기대감 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만화였다. 맨 처음 1권을 읽었을 때만해도 현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여럿 다뤄서 만화에 대한 사이다라기 보다는 현실에서 벌어질 법한 일에대해 주인공의 막힘없는 행동으로 사이다를 준 점이 마음에 들었으나. 역시나 만화는 만화기에 그런 장면들이 아무런 위기없이 지속되니 저절로 지루함이 따라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물론 한 화마다 조금 더 정성들여 스토리를 짜거나 감동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작가는 단지 본인이 현 사회에 가지는 불만을 막상 현실에서는 실행할 수 없으니 자신이 잘 그리는 만화를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성 또한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주인공들의 복수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회마다 등장하는 나쁜 녀석들을 고작 더 폭력적이고, 더 성적으로 학대하는 방법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냐는 아쉬움 또한 남았다. 




아무래도 내게 있어서 선악의 쓰레기는 가끔 시간이 나서 심심할때 아무런 생각없이 읽으면 시간 보내기 좋은 킬링타임용 만화임과 동시에 뭔가 뉴스를 보고 답답할때 한 번 쯤 읽어 볼 법한 만화인 것 같다.




아직 완결이 나온 만화임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진행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이 리뷰 또한 결국 고작 5권만 읽고 쓰는 성급한 리뷰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중에 선악의쓰레기가 완결이 난다면 꼭 다시 오늘날에 쓴 리뷰와 비교해가면서 한 번 더 리뷰를 써보고 싶다. 


물론 그때까지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면...